사지말고 설계하라(4) - SPG, 계속 들고 있었더라면…
리츠 배당컷 이후 회복 - SPG 사례로 본 토탈리턴 실전 분석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시작된 리츠 투자 아이디어
미국에 출장 갈 때마다 꼭 들르는 곳이 있었습니다. 프리미엄 아울렛이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 장난감을 어디서 사면 좋냐고 물어보면, 다들 하나같이 외곽에 있는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단순히 쇼핑하러 가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갈 때마다 주차장이 꽉 차 있었고, 매장은 계속 늘어났고, 사람들은 쇼핑백을 몇 개씩 들고 다녔습니다. 분기 실적 발표 숫자보다 이 광경 하나가 훨씬 설득력 있었습니다.
그러다 하남에 스타필드가 미국 SPG(Simon Property Group)와 합작 형태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2016년 하남 스타필드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하남시 전체가 마비될 정도로 큰 이슈였습니다. 집에서 가까워 종종 가봤는데, 갈 때마다 좋은 경험이 쌓였습니다.
SPG를 고른 이유 - 리츠 투자에서 본 기준
2022년 1월, SPG 250주를 평균 단가 121달러에 매수했습니다. 당시 배당주, 그중에서도 리츠에 관심이 많던 시기였습니다.
여러 리츠를 비교하다 보면 결국 기준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꾸준히 배당을 성장시키고 있는가, 그리고 그 성장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가입니다. SPG는 이 두 가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주식이었습니다. 리포트를 읽지 않아도 스타필드 주차장만 봐도 감이 왔으니까요.
코로나 배당컷, 그리고 전량 매도
하지만 코로나 시기의 타격은 생각보다 깊었습니다. 회사는 배당컷을 단행했고, SPG를 산 이유였던 꾸준한 배당성장이라는 전제 자체가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2023년, 보유하고 있던 250주를 전량 매도했습니다.
배당컷이라는 사건 하나에 매몰돼 전체 그림을 놓친 셈이었습니다. 회사의 펀더멘털이 일시적으로 흔들린 것과, 브랜드와 자산의 장기 성장 스토리가 끝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만약 계속 들고 있었다면 - 실제 숫자로 본 토탈리턴
최근 2022년 1월 매수 시점부터 지금까지 계속 들고 있었다면 어땠을지, 실제 배당·주가 데이터로 다시 계산해봤습니다.
최초 투자금의 29%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만으로 돌려받은 셈이고, 원금은 시세 차익과 배당을 합쳐 2배 넘게 불어난 수치입니다.
SPG vs QQQ vs S&P500, 같은 시점에 넣었다면
궁금해서 같은 시점, 같은 금액을 다른 곳에 넣었다면 어땠을지도 비교해봤습니다. 같은 3만 250달러를 2022년 1월에 QQQ(나스닥100)와 SPLG(S&P500, SPY 데이터로 대체)에 넣었을 때의 토탈리턴입니다.
배당컷이라는 큰 사건을 겪고도, SPG는 이 구간에서 대형 지수 ETF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리츠 하나가 개별 종목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결과입니다.
이 경험에서 얻은 교훈
멀리서 답을 찾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내가 자주 가는 곳에 있는 글로벌 브랜드, 계속 성장하는 브랜드, 그리고 회사가 잘 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 그게 배당주 투자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숫자는 뒤늦게 따라옵니다. 먼저 눈에 보이는 성장이 있고, 그다음에 배당과 주가가 그 성장을 확인시켜 주는 순서입니다. SPG는 이 순서를 거꾸로 가르쳐준 주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배당주 중 다시 매수하고 싶은 종목을 꼽으라면, 얼마 전 소개했던 애브비(AbbVie)와 더불어 SPG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한 번의 배당컷으로 등을 돌렸던 주식에,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마음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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