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
해외 동료들과 자기소개를 하다가, 제 삶이 너무 '평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외국 친구들과 팀을 이루거나 워크샵을 하면, 가끔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자기 자신을 소개할 기회가 생깁니다.
어느 날은 어디서 태어나 어디서 공부하고 어디서 살고 있는지를 짧게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폴란드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학사, 프랑스에서 석사, 영국에서 박사를 하고 지금은 영국에 산다고 했습니다. 다른 친구는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 때 일본으로 건너갔고, 20년 넘게 살아 일본어가 유창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일하다가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일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아이가 셋인데도 이스라엘에서 호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친구도 있었습니다. 매니져인 인도 친구는 아버지를 따라서 중동에서 살다가 이제는 싱가폴로 자리를 옮겨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배경과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다양성이라는 것을 경험해 봤습니다. 그런데 저를 소개 할려니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를 나오고, 서울에서 일하는 아주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다들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들에게 당연한 것이 저에겐 당연하지 않고, 저에게 당연한 것이 그들에겐 당연하지 않다는 걸요.
그들와 저의 차이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한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몇가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첫 번째는 '집'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왠지 집을 사서 안정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강남의 아파트가 아니면 집이 아닌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뉴스에도 온통 강남 아파트 값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집의 기준은 강남아파트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들에게 집은 그냥 사는 곳이지 반드시 소유해야 하는 대상은 아닌 듯했습니다.
두 번째는 자녀 교육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자녀를 꼭 강남 8학군에서 키워야 부모 노릇하고 자녀는 팍팍 지원한다는 생각이 가득 했습니다. 학원도 국영수 그리고 예체능까지 가득 가득 채워줘야 부모역할을 하는 것 같고, 잠시라도 아이에게 비는 시간이 있다면 뭔가를 더 채워햐 하지 않는가 하는 부담이 있엇습니다. 자녀가 커서도 자녀의 경제적 기반은 마련해 줘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에 그저 뭔가를 더 줘야 한다는 짐을 지고 사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어느 정도 교육은 시키되 좋은 학벌, 좋은 학교 같은 목표에 집착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세 번째는 부모님에 대한 효도였습니다. 부모님과 가깝게 살면서 부모님을 경제적으로 물리적으로 살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약간 다른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부모님 가까이 살면서 효도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남아 있습니다.
돌아보니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살면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이렇게 많은데, 위의 세 가지를 빼고 남은 것에서만 고르려다 보니 오히려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다섯 손가락 중에 이미 세 개를 접고, 남은 두 개 안에서 의미 있고 재미있는 걸 찾으려니, 결국 모두가 남은 두 개를 두고 모두가 경쟁하는 셈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두개안에만 행복이 있다고 남이 규정한것으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또는 스스로 그렇게 규정해 버린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학교, 강남 아파트, 강남 8학군, 그리고 대기업. 행복이 이 안에서 정해져야 한다고, 혹은 정해진다고 믿어온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됩니다.
조금 눈을 열고 더 다양한 선택을 할수 있다면, 보물상자 다섯개를 다 열어서 보물이 나올 확율이 다섯개 중에 세개를 열어 보지도 않고 단 두 개만 열어보고 보물을 찾을 확율 보다는 높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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