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랑 MOU 먼저 하시죠?"
"저희랑 MOU 먼저 하시죠?"
"넵, MOU요?"
"저희는 대표님 승인을 받아서 MOU를 하지 않으면 파트너십 진행이 되질 않습니다."
파트너십 일을 하다 보면 이런 대화를 꽤 자주 듣습니다.
한국에서는 파트너십과 MOU가 거의 동급처럼 쓰입니다.
그런데 자주 듣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해서 여러 회사랑 MOU를 맺었는데, 막상 아무것도 안 되더라고요." 왜냐하면 MOU에는 구속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회사들은 MOU를 맺는 것 자체가 KPI가 되어버립니다.
보도자료 한 줄, 로고 하나 추가하고 나면, 그 다음은 조용해집니다. 결국 양사 모두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험, 한 번쯤은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진짜 파트너십은 서명이 아니라 그 이후에 시작됩니다.
파트너십에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것은 파트너는 다 같은 파트너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파트너 유형의 파트너랑 협업을 할것인가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전략입니다.
파트너사의 유형별로 보면...
SI는 고객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회사이고,
MSP는 IT를 대신 운영해주는 회사입니다.
컨설팅 파트너는 고객의 예산과 방향을 설계하는 사람들이고,
ISV는 내 제품을 자신의 솔루션 안에 통합해서 함께 파는 회사입니다.
각각이 고객과 만나는 방식도, 대화하는 시점도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파트너를 선정할 때는 단순히 "우리랑 비슷한 시장"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파트너가 어떤 고객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그 고객들과 어떤 신뢰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계약서에 적힌 고객 수가 아니라, 실제로 전화 한 통으로 미팅이 잡히는 고객이 몇 명인지가 중요합니다.
그다음은 파트너의 영업과 마케팅 역량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파트너 중에는 함께 영업할 준비가 된 곳과 그냥 파트너라는 타이틀만 원하는 곳이 있습니다. 전담 영업 인력이 있는지, 자기들만의 마케팅 채널이 있는지, 고객 앞에서 우리 제품을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그리고 결국 가장 중요한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양사가 함께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할 수 없다면, 그 파트너십은 MOU 이상으로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진짜 커밋먼트는 말이 아니라 움직임으로 증명됩니다. 공동 프로그램을 만드는지, 마케팅 예산을 함께 쓰는지, 각자의 고객 앞에 같이 서는지. 이런 것들이 따라와야 파트너십이 살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 에코시스템은 많이 맺는 게 아니라 제대로 맺는 겁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딱 2~3개의 파트너와 깊게 가는 것이, 10개의 파트너와 MOU만 교환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어떤 파트너와 시작할지보다, 어떤 파트너와 진짜로 움직일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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