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vs. 전기차 그리고 클라우드

 2018년도에 처음 전기차를 구매했습니다.


그때 내연기관이냐, 하이브리드냐, 전기차냐를 두고 고민이 많았지만,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과 도전 정신으로 과감하게 전기차를 선택했고, 지금까지 그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지난 7년간 와이퍼, 와셔액, 타이어 정도만 교체했을 뿐, 정비소나 주유소를 간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저는 산업공학도도 아니고 엔지니어도 아니지만, 직관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부품 수가 많아질수록 고장 확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연비가 아무리 좋아도 구조가 복잡한 하이브리드는 처음부터 선택지에서 제외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각 부품의 수명이 도달하고, 그 이후에는 고장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기억을 돌이켜보니 서버나 스토리지 제품을 담당하던 시절, S전자 고객이 유독 SLA나 MTTR, MTBF 같은 수치를 집요하게 요구하던 기억이 납니다. 단순히 장비 가격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고장이 날 확률과 고장 시 복구에 드는 시간, 비용까지도 치밀하게 고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전기차를 선택할 때도 그 사고방식을 떠올렸습니다. 전기차는 구조가 단순하고 부품 수도 적습니다. 내연차는 3만개, 하이브리드 차량은 3만3천개, 전기차는 2만개 정도 라고 합니다. 테슬라는 아예 프레스를 활용해 차체를 통째로 찍어내는 방식으로 부품 수 자체를 줄이려는 시도를 합니다. 그래서 1만8천개 정도라고 합니다. 부품수가 적고 구조가 단순해질수록 고장의 확률은 줄어들고, 그만큼 유지관리 비용과 시간도 줄어듭니다.

이런 개념은 클라우드, IT 인프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이것 저것 조합해서 최적화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이브리드 차량처럼 복잡한 구조, 수많은 서비스와 단위 서비스로 인해 유연성과 확장성이 떨어지고 장애가 날 가능성이 폭증하게 됩니다. 또한 현재는 잘 작동하더라도, 외부 변화나 요구사항이 생기면 전체 구조를 다시 수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히 “기능이 작동 되는가, 안 되는가”, 또는 “비용이 싼가, 비싼가”를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워크로드 증가, 사용자 증가, 다양한 비즈니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인가? 그리고 그러한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단순함을 지켜낼 수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단순한 구조는 장애를 줄리고, 문제 발생시 문제 해결을 빠르게 하고, 비용을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예전부터 클라우드 인프라 전략의 핵심은 운영 효율성, 성능, 회복탄력성, 비용, 보안이었습니다. 여기에 이제는 ESG 관점이 더해졌고, 앞으로는 얼마나 단순하게 인프라가 구성되어 있는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결국, 기존 인프라와는 다른 AI Native 인프라의 그리고 AI 서비스의 시작이 아닐까 합니다.

p.s. 저는 다음 선택도 전기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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