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B2B SaaS가 한국에서 자꾸 막히는 진짜 이유 - 젓가락과 Saas
글로벌 SaaS가 한국에서 자꾸 막히는 진짜 이유 - 젓가락과 Saas
B2B 영업을 막 시작했을 때,
미팅이 끝날 때마다 고객분들이 같은 말을 했습니다.
"이거 우리 회사 방식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해주실 수 있나요?"
그 당시 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미 잘 만들어진 제품인데, 그냥 쓰면 되는 거 아닌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문제는 제품이 아니라,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외국 레스토랑에서 나이프와 포크를 처음 써봤을 때가 생각납니다.
양손으로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힘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솔직히 불편했습니다.
반면 젓가락은 다릅니다.
음식이 처음부터 먹기 좋게 잘려서 나옵니다.
고객은 그냥 집어 먹으면 됩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취향이 아닙니다. 문화적인 전제가 다릅니다.
글로벌 SaaS는 기본적으로 나이프·포크 문화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프로세스를 바꾸고, 시스템을 연결하고, 데이터를 정리하는 일.
이 모든 과정을 고객이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전제 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젓가락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자연스럽게 기대합니다. "만든 사람이 나에게 맞춰주는 것 아닌가?"
그래서 SaaS 도입의 진짜 장벽은 기능이 아닙니다. 바로 '인식'입니다.
글로벌 SaaS 회사들도 이 간극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가옵니다.
POC로 먼저 써보게 합니다.
Test Credit을 줘서 직접 경험하게 합니다.
파트너가 옆에서 함께 세팅을 도와줍니다.
처음 몇 번은 같이 잘라주겠다는 시도입니다.
팔란티어는 이 방식을 더 깊게 가져갑니다.
제품을 팔고 끝내는 게 아니라, 고객 내부로 직접 들어가 함께 만들어냅니다.
다만 그만큼 비용도 따라옵니다.
결국 한국 시장에서 SaaS가 뿌리내리려면,
선택은 고객에게 맡기되 시작은 함께하고, 결국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드는 흐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젓가락의 세계와 나이프의 세계는 다릅니다.
여러분은 지금 고객에게 나이프를 건네고 있나요, 아니면 함께 잘라주고 있나요?
P.S. 반대로 한국 회사들이 해외로 나가면 반대의 경우를 접하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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